전체 글 159

[텐도우시] 나는 아직도 너를

우시른 합작에 제출한 글입니다.http://hw1793.wix.com/ushijima-right# 이맘때쯤이면 꼭 청승맞게 떠오르는 기억 하나가 있었다. 날짜를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몸이 먼저 기억을 떠올렸다. 갑작스레 떠오르는 옛 기억에 날짜를 확인하면 꼭 그 즈음이었다. 텐도는 헛웃음을 지으며 거칠게 일어난 얼굴을 쓸어내렸다. 오늘은 심지어 그 기억이 꿈에 먼저 나타나 저를 깨웠다. 눈을 뜨자마자 휴대전화를 켜 날짜를 확인해보면 역시나였다. 오늘은 우시지마 와카토시와 헤어진 지 5년 째 되는 날이었다. ◈ 당연하게도 시작은 텐도였다. 키 189cm에 몸무게 84kg, 누구도 함부로 덤비지 못할 정도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주제에 그 속내는 오로지 배구로만 가득 차 새하얗기 그지없다는 사실이 퍽 사랑스럽..

hq/글 2016.02.27

[세미시라] 2월의 로맨스

세미는 당황한 얼굴로 우뚝 멈춰 서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연인을 위해 사온, 잘 포장된 수제초콜릿은 봉투째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였다. “야, 너……” “마음에 안 드나 봐요?” 세미가 손을 들어 시라부를 가리키며 채 말을 잇지 못하자, 시라부는 뚱한 얼굴로 돌아서려 했다. 정확히는 이미 돌아섰지만 세미가 급하게 신발을 벗어던지고 집 안으로 들어와 시라부의 손목을 붙잡아 제 쪽으로 돌려세웠다. “뭐야…… 너, 어? 오늘 뭐 잘못 먹었어?” “역시 마음에 안 드시는 군요.” “아니, 그게 아니라!” ……너무 예뻐서 그렇지. 세미는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렸다. 하필이면 발렌타인데이에 회의가 잡혀 ―그것도 주말인데! 세미는 진심으로 화를 냈다.― 끝나자마자 부랴부랴 수제초콜릿 전문점에 들러..

hq/글 2016.02.20

[카와시라] 틀

비밀번호가 눌리는 소리에 시라부는 읽던 책에 책갈피를 끼워 덮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책을 읽느라 시간이 이렇게 흐른 줄도 몰랐던 시라부는 인상을 쓰고 문을 노려보았다. 이게 연락 하나 없이 이렇게 늦어? 당장 붙잡고 짜증을 내주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고민되기도 했다. 술에 취했으니 높은 확률로 술주정을 부리며 자신을 괴롭힐 거고, 시라부는 그걸 오냐오냐 받아줄 자신이 없었다. 백 퍼센트 싸움으로 이어질 것이다. 시라부는 잠시 자는 척을 할지 고민했지만 눈을 감기도 전에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렸다. 열린 문 너머로 짜증나는 ―미워할 수 없어서 더더욱― 얼굴이 보여 시라부는 얼굴을 구겼다. “지금 몇 시야?” 카와니시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푹 숙이고 몇 ..

hq/글 2016.02.10

[세미시라] 기다림에 갇혀서

세미는 인상을 쓰고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비행기 하나가 연착된다는 소식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비행기는 하필이면 세미가 기다리는 비행기였다. 세미는 한숨을 쉬며 주머니 속의 담뱃갑을 만지작거리며 출구로 향했다. 세미는 그다지 애연가도 아니었고, 고작해야 하루에 몇 개비 필까 말까한 수준으로 담배를 피웠지만 오늘따라 유독 담배가 그리웠다. 한파가 찾아온다는 말이 거짓은 아니었는지 별로 추위를 안 타는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덜덜 떨려왔다. 세미는 인상을 찌푸리고 재빠르게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라이터에 가스가 부족한지 불꽃이 자꾸만 바람에 꺼지려 드는 걸 간신히 붙들어 담배에 불을 붙였다. 쌉싸름한 연기가 입 안을 맴돌고 목구멍을 간질였다. 4년 만에 보는 건가. 세미는 손을 들..

hq/글 2016.02.07

세미시라 합작 《백색의 여울》

신청기간 : ~2월 14일 일요일 24시제출기간 : ~3월 5일 토요일 24시공개일 : 3월 10일 수요일 0시 (변동될 수 있습니다.)모집분야 : 글 | 일러스트 | 만화수위 및 소재 제한성인물 가능 (성인만 열람할 수 있도록 보호조치를 취합니다.)성전환(ts), 각종 AU, 모브소재(세미시라 메인) 등 가능샌드의 경우, 글과 만화만 허용합니다. (일러스트 제외)(세미시라의 비중이 커야하며, 엔딩은 반드시 세미시라여야합니다.)1인당 신청하실 수 있는 작품 개수 제한은 없습니다.신청작품이 10개 미만일 시 본 합작은 진행되지 않습니다.신청양식 : 닉네임/신청분야/트위터계정ex) 옥수수/만화/@semishira310ex) 참치/글 2개/@11110504 작품을 제출하실 메일 주소 : ejrwlfdyd10@..

카테고리 없음 2016.02.03

[대운동회/E9] 세미시라 소설본《 세븐데이즈 》인포

대운동회의 E9 '사랑은 토스를 타고' 부스에서 나올 세미시라 신간 소설지《 세븐데이즈 》의 인포 페이지입니다. 《 세븐데이즈 》세미 에이타 x 시라부 켄지로A5 / 중철 / 40p / 5000원 사망소재 주의.원작 기반 전반적인 날조 주의. :: 시놉시스 :: 어느 날 아침, 이른 시간부터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세미는 눈을 뜬다. 문을 연 곳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연락이 끊겼던 후배 시라부 켄지로가 서있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세미가 넋을 놓고 있는 사이 시라부는 집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는 대뜸, 자신이 일주일 후에 죽을 거라 말한다. 시라부는 어렸을 적부터 이상한 것들을 보아왔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등에 매달린, 검은 덩어리. 그리고 이어진 주변인의 죽음으로 그 '검은 덩어리'를 업은 사람은 그 시..

bookinfo 2016.01.27

[아카카게] 맹금류의 테이블 매너

15년 8월 22일 카게른 온리전에 나왔던 카게른 소설 앤솔 '그림자의 밤' 선입금 예특으로 작성했던 글입니다. 카게야마는 먹는 것을 좋아했다. 본인의 말로는 체력관리를 위해 든든하게 먹는 거라곤 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음식을 보는 그의 눈은 언제나 빛나고 있었다. 특히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경우엔 더욱 그랬다. 카레라이스나 고기 종류가 눈앞에 있을 때면 카게야마의 뒤로 바쁘게 꼬리가 흔들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야말로 어린 아이가 따로 없었다. “카게야마.” 아카아시는 턱을 괴고서 물끄러미 카게야마를 바라보았다. 카게야마는 입 안 가득 카레를 밀어 넣기에 정신이 없어 아카아시가 숟가락을 내려놓은 줄도 모르고 있다가 아카아시가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네?” 불룩한 볼이 움직이..

hq/글 2016.01.25

[쿠니카게] 분홍색 기차

기차표를 끊었다. 계기는 간단했다. 집에서 함께 영화를 보던 중, 바닥에 앉아 내 다리에 기대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던 카게야마가 툭 던진 말 때문이었다. “기차 여행 가면 재밌나.” 나는 고개를 숙여 카게야마의 얼굴을 거꾸로 마주보고 숟가락을 뺏어들려 했다. 하지만 카게야마가 빨랐다. 카게야마는 용케도 숟가락을 뺏기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퍼서 내 입에 넣어주었다. 나는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한 번도 안 가봤어?” 입가에 아이스크림이 묻었는지 카게야마는 손을 뻗어 내 입가를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가봤어?” 카게야마는 그렇게 물으며 아이스크림이 묻은 제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갔다. 나는 손목을 잡아 낚아챘다. “응.” 그리고 아이스크림이 묻은 손가락을 자연스레 내 입 안으로 가져갔다. 카게야마의..

hq/글 2016.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