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30 눈 앞이 흐릿해져 앞이 제대로 보이질 않는 게 슬슬 한계가 오려나 생각했다. 사실 별로 살고자 하는 이유도 없었다. 너 없이 도플라밍고를 버텨내는 삶은 아무리 다잡고 다잡아도 버티기 힘들기만 했다. 정상전쟁에서 그렇게 필사적으로 살아 나온건 그저 네 부탁 때문이었다. 동생을 잘 부탁한다는 너의 말만 아니었다면 널 그렇게 만든 아카이누에게 달려들어 개죽음을 자처했을 것이다. 하지만 너의 말이었기에. 너와 한 마지막 약속이었기에. 나는 필사적으로 살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어지러운 몸을 간신히 가눠가며 다시 검을 휘둘렀다. 꽤 많이 베여져 나간 듯 싶었지만 그 만큼의 머릿수가 다시 충당되어 처들어왔다. 사실 지금의 상태로는 이 검을 휘두르기도 벅찼다. 아마 곧 룸을 유지할 정신도 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