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적 2

[적우] 조각글 모음

짤막하게 이곳 저곳에 썼던 조각글들을 모아 백업했습니다. 하야마 코타로는 심장이 없는 남자였다. 여러가지 의미로. 아카시는 그런 하야마를 죽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다. 그러나 심장이 없는 남자를 죽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야마는 툭 하면 제 가슴을 칼로 찔러오는 아카시에게 단 한 번도 저항한 적이 없었다. 미친놈. 아카시는 생각했다. 여느 때처럼 하야마의 가슴팍에 섬뜩하게 번쩍이는 칼을 박아 넣은 아카시가 이번에는 곧장 칼을 빼내지 않은 채 하야마의 눈을 마주했다. 거짓된 웃음 뒤로 일그러진 표정이 훤히 보였다. 궁금한게 있어. 아카시가 입을 열었다. 심장이 없다고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아닐 텐데, 왜 나를 막지 않지? 아카시의 서늘한 눈빛을 고스란히 받아치던 하야마가 칼 손잡이를 쥔 아카시의..

kurobas/글 2014.06.04

[니지아카마유/홍적먹]

20131124 짜증이 났다. 3학년인 나에게는 턱턱 이름에, 반말을 해대면서 2학년인 그 녀석한테는 성 뒤에 꼬박꼬박 '씨' 자를 붙이면서 경어를 하는 꼴이라니. 그걸 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다른 2학년도 웃기기 짝이 없었다. 자존심도 없는 건가. 니지무라 슈조. 인기 많은 녀석이었다. 나와 같은 포지션으로 농구 실력도 그 '무관의 오장' 수준이었고, 성격도 좋아서 남녀를 불문하고 인기가 많았다. 그것까지는 나도 인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습게도, 이 버릇없는 부잣집 도련님이 니지무라 슈조에게만 경어를 쓰는 이유는 존경이라 했다. 비웃음이 절로 나왔다. 존경? 고작 2학년 짜리에게? 대체 뭘? 아버지에 대한 효성? 그딴 걸 아카시 세이쥬로가 존경할 리가 없지. 실력? 출중한 실력이었지만 아카시가..

kurobas/글 2013.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