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piece/글 17

[에이로우] 침묵에게 전하는 말

옆 반에 걔 있지, 죽은 애 있잖아. 포트거스 에이스말야. 걔 사실 사고로 죽은 게 아니라더라? 칼이랬나, 총이랬나… 방법은 모르겠고 아무튼 살해당했다던데? 걔 원래 소문 좀 별로였잖아. 몰랐어? 깡패들이랑 일한다는 소문 많았거든. 무슨 조직 밑에서 제일 말단으로 일하다가 자금 횡령한거 들켜서 살해당했다던데? 대박이지? 마약까지 빼돌렸다는 소문도 있… “지랄들 해요.” 쉼 없이 재잘거리던 한 여자 아이의 목소리를 가로챈 것은 그 뒷자리에서 책상 위에 엎드려 팔에 얼굴을 묻고 있던 로우의 한 마디였다. 그 한 마디에 개미가 기어가는 소리처럼 아슬아슬하게 속닥거리던 목소리가 끊겼고, 로우는 그대로 일어나 교실 문을 박차고 나왔다. 몸이 싸늘하게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살아있을 땐 말 한 번 안 해본 것들이 죽..

onepiece/글 2014.05.06

붉은 밤 6편 늦어집니다.

* 이 글은 6편이 올라온 후 삭제됩니다. 오늘 안에 쓰려고 필사적으로 해봤는데 안 될 것 같아서, 혹시 기다리시는 분 있을까봐 소식이라도 전해드리려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ㅠ_ㅠ 주말동안 개인적인 일정이 있어서 아무리 빨라도 다음주 수요일에나 업로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적도록 하겠습니다... 저를 죽여주세요....허허 못 쓰면 성실하기라도 해야 하는데 허허 제가 바로 노답충입니다 기다려주신 분들 늘 봐주시는 분들 죄송하고 죄송하고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ㅠ_ㅠ가을님 저를 죽여주세요...

onepiece/글 2014.01.23

붉은 밤 04

가을님과 함께 하는 로른쪽 릴레이로 제 홈에는 짝수 편들만 올라옵니다.모든 글을 보시려면 이 쪽으로 가주세요. * PC로 보시면 BGM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트라팔가 로우와 유스타스 키드가 만났단 말이지.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리고 앉은 조로가 기지개를 크게 편 뒤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서류를 주워들었다. 사이 안 좋기로 유명한 두 패밀리가 왜 만났담. 무슨 목적으로 만났든 간에 일반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은 절대 없겠지. 아직 딱히 무슨 일이 벌어진 건 아니니 상부에 팀을 꾸려 달라 요청하기 전에 일단 정보부터 더 모으는 게 좋겠고. 지금까지의 서장의 태도로 보아 겨우 두 패밀리의 한 번의 접점가지고 팀을 꾸려달라고 했다간 단박에 퇴짜 맞을 일이 뻔했다. 조로는 크게 하품을 하며 서..

onepiece/글 2014.01.11

[에이로우] 새벽의 어느 찰나

좋아해. 포트거스 에이스가 내게 고백을 했다. 꽤 시간이 늦은 새벽, 책을 읽느라 잠을 미뤄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노크를 하는 소리가 나서 누구냐 물었더니 포트거스였다. 내가 깨어있었다는 사실에 어째 더 놀란 것 같았지만, 어쨌든 방 안으로 들어왔고 꽤 한참을 머뭇거리며 서 있었다.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 말할 생각이 없다면 더 이상 내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데. 이렇게 한 마디 던지자 그제야 포트거스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쳤다. 흠흠. 몇 번 목소리를 가다듬은 포트거스의 입에서 이윽고 흘러나온 소리가 바로 저 말이었다. 대뜸 이 시간에 찾아와 한다는 말이 저 말이라니. 누구라도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결국 책 사이에 책갈피를 끼워놓고 책을 덮었다. 꽤 두꺼운 책이었기에 책 ..

onepiece/글 2014.01.09

붉은 밤 02

가을님과 함께 하는 로른쪽 릴레이로 제 홈에는 짝수 편들만 올라옵니다.모든 글을 보시려면 이 쪽으로 가주세요. * PC로 보시면 BGM이 나옵니다.  “롤로노아 조로가 널 꽤 즐겁게 만들었던 모양이구나, 로우.”  도플라밍고의 그 말은 로우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기에 충분했다. 도플라밍고는 머리가 좋은 남자였다. 정세를 읽는 능력이 우수해 권력이 바뀌는 철이 다가오면 누구보다 먼저 다음에 권력을 잡을 이를 예측해 물밑 작업을 시작하곤 했다. 그만큼 상황판단도, 눈치도 빠른 남자였다. 대화하는 상대의 작은 몸짓, 말투, 억양 같은 것만으로도 상대를 간파하고 정보를 캐내는 게 그의 능력 중 하나였다. 어릴 때부터 그런 그를 봐온지라 이젠 저를 감추는 일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도플라밍고의 말대로 즐거운 상..

onepiece/글 2014.01.01

[에이로우] 편지

20131216 포트거스여. 이곳은 혹독한 겨울섬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섬의 반은 지옥 같은 불구덩이고,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부분만 겨울일 뿐이지만. 애초에 볼일이 있던 쪽이 이곳이기에 반대편은 나와 상관없는 곳이지만 설사 볼일이 있더라도 저쪽으로는 결단코 가고 싶지 않았다. 저곳이 불지옥으로 변한 이유는 네 몸을 녹여버린 그 남자 때문이었으니. 네가 있는 곳은 따뜻할지 모르겠다. 나를 보는 눈이 너무 많아 찾아가진 못했지만 신문에서 네 무덤이 세워진 곳을 보자니 따뜻해 보이긴 하더라마는. 하긴, 설사 춥더라도 네가 있는데 추울 리가 없겠지. 너는 언제나 뜨거워서 차가운 사람마저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이었으니, 그까짓 추운 곳쯤이야. 모든 것이 다 계획대로였다. 너를 그렇게 만든 정부의 개가 되는 ..

onepiece/글 2013.12.24

[키드로우] 균열 (for. 가을 님)

20131026 아무리 내가 너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주어도 언제나 너의 시선의 끝은 그 빌어먹을 형제들이었다. 내가 너의 시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 찰나의 순간뿐이었다. 내가 너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그 찰나의 순간. 그 순간만이 나는 간신히 네 시선의 끝자락을 잡을 수 있었다. 그 시선을 다신 도망가지 못하게 묶어놓을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너는 곧장 빼앗아 원상복귀 시켜놓곤 했다. 정말이지, 지긋지긋했다. 너를 사랑하는 나도, 너의 사랑을 갖는 형제도, 그들을 증오하는 나도, 그런 주제에 티도 못내는 나도. 조금 지쳤을지도 모른다. 받는 것 없이 무턱대고 무언가를 쏟아준다는 것은 그 어떤 이라도 지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지긋지긋한 싸움에 질려버린 나는 너를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기 ..

onepiece/글 2013.12.24

[에이로우] Fix You

20130707 "추워…." 잠꼬대처럼 너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나는 팔을 둘러 너를 가득 끌어안았다. 추위를 잘 타는 너와, 불 그 자체인 나. 환상적인 궁합이 아닌가. 품에 들어온 너는 내 몸까지 떨릴 정도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너의 등에 내 팔을 두르고, 너의 다리에 내 다리를 올려 너를 완벽하게 품에 안자 천천히 너의 떨림이 잦아드는게 느껴졌다. 슬며시 너의 까만 머리 위에 손을 얹고 규칙적으로 머리를 쓰다듬자 네가 반사적으로 움츠러들더니 조금 더 내게 파고들었다. 맞닿아오는 살이 조금 찬듯 했다. 나는 살짝 고개를 숙여 너의 가슴 정 가운데, 스마일 마크가 그려진 곳에 키스했다. 그리고 양 옆으로 그려진 하트무늬. 생각해보면 너에게 하트라는 무늬는 참 어울리지 않는 무늬였다. 까칠한 성격..

onepiece/글 2013.12.24

[키드로우] 버킷리스트

20130706 기말고사가 끝나고 수업 들을 의지가 없는 아이들에게 내려진 과제는 버킷리스트 작성하기였다. 나는 멍청하게 칠판에 써진 '버킷리스트 10가지 쓰기' 라는 글자와 내 앞 책상에 놓여진 하얀 A4 용지를 번갈아 쳐다보기만 했다. 다 쓰고 나면 짝이랑 바꿔 보는거야, 짝이 앞으로 네 버킷리스트 도우미라고 생각하면 돼. 낭랑한 여선생의 목소리에 나는 한숨을 푹 쉬고 슬쩍 옆자리의 유스타스를 쳐다보았다. 당연히 나와 같이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유스타스는 열심히 적고 있었다. 죽기 전에 꼭 해야할 일이라. …모르겠다. 여전히 유스타스는 고개를 푹 파묻고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유스타스도 저렇게 열심히 쓰는데 나는 왜 아무 것도 생각이 안나는 건지. 나는 결국 샤프를..

onepiece/글 2013.12.24

[도플로우] 당신에게 명령하노니

20130704 "이게 10년도 넘게 못 본 보스한테 할 말이냐?" 11년 만에 보는 당신은, 정말이지 그대로였다. 당신은 여전히 나를 열 네살 꼬맹이로만 봤고, 여전히 나를 잘 키워서 이용하기 좋은 존재로만 보고 있었다. 나에게 당신은 나의 보스이기 이전에 가족이었고, 동경의 대상이었으며, 애정의 대상이었다. 적어도 아주 어렸던 나에게는 그랬다. 당신에게서 떠나 출항하던 무렵에는 그 애정이 애증으로 변했지만. 하지만 당신에게 나는 무엇이었나. 부하로 키워서 써먹기 좋은 물건. 그 이상이긴 했나. 당신은 나를 물건으로밖에 보지 않았다. 어린 내가 그렇게 당신에게 애정을 갈구했음에도 당신의 답은 폭력이 전부였으니까. 그저 말 잘 듣고 솜씨 좋은 물건이었을 뿐이었겠지. 내가 당신을 배신하는 그 순간에도 당신..

onepiece/글 2013.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