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로우 12

[에이로우] 침묵에게 전하는 말

옆 반에 걔 있지, 죽은 애 있잖아. 포트거스 에이스말야. 걔 사실 사고로 죽은 게 아니라더라? 칼이랬나, 총이랬나… 방법은 모르겠고 아무튼 살해당했다던데? 걔 원래 소문 좀 별로였잖아. 몰랐어? 깡패들이랑 일한다는 소문 많았거든. 무슨 조직 밑에서 제일 말단으로 일하다가 자금 횡령한거 들켜서 살해당했다던데? 대박이지? 마약까지 빼돌렸다는 소문도 있… “지랄들 해요.” 쉼 없이 재잘거리던 한 여자 아이의 목소리를 가로챈 것은 그 뒷자리에서 책상 위에 엎드려 팔에 얼굴을 묻고 있던 로우의 한 마디였다. 그 한 마디에 개미가 기어가는 소리처럼 아슬아슬하게 속닥거리던 목소리가 끊겼고, 로우는 그대로 일어나 교실 문을 박차고 나왔다. 몸이 싸늘하게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살아있을 땐 말 한 번 안 해본 것들이 죽..

onepiece/글 2014.05.06

붉은 밤 04

가을님과 함께 하는 로른쪽 릴레이로 제 홈에는 짝수 편들만 올라옵니다.모든 글을 보시려면 이 쪽으로 가주세요. * PC로 보시면 BGM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트라팔가 로우와 유스타스 키드가 만났단 말이지.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리고 앉은 조로가 기지개를 크게 편 뒤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서류를 주워들었다. 사이 안 좋기로 유명한 두 패밀리가 왜 만났담. 무슨 목적으로 만났든 간에 일반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은 절대 없겠지. 아직 딱히 무슨 일이 벌어진 건 아니니 상부에 팀을 꾸려 달라 요청하기 전에 일단 정보부터 더 모으는 게 좋겠고. 지금까지의 서장의 태도로 보아 겨우 두 패밀리의 한 번의 접점가지고 팀을 꾸려달라고 했다간 단박에 퇴짜 맞을 일이 뻔했다. 조로는 크게 하품을 하며 서..

onepiece/글 2014.01.11

[에이로우] 새벽의 어느 찰나

좋아해. 포트거스 에이스가 내게 고백을 했다. 꽤 시간이 늦은 새벽, 책을 읽느라 잠을 미뤄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노크를 하는 소리가 나서 누구냐 물었더니 포트거스였다. 내가 깨어있었다는 사실에 어째 더 놀란 것 같았지만, 어쨌든 방 안으로 들어왔고 꽤 한참을 머뭇거리며 서 있었다.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 말할 생각이 없다면 더 이상 내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은데. 이렇게 한 마디 던지자 그제야 포트거스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쳤다. 흠흠. 몇 번 목소리를 가다듬은 포트거스의 입에서 이윽고 흘러나온 소리가 바로 저 말이었다. 대뜸 이 시간에 찾아와 한다는 말이 저 말이라니. 누구라도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결국 책 사이에 책갈피를 끼워놓고 책을 덮었다. 꽤 두꺼운 책이었기에 책 ..

onepiece/글 2014.01.09

붉은 밤 02

가을님과 함께 하는 로른쪽 릴레이로 제 홈에는 짝수 편들만 올라옵니다.모든 글을 보시려면 이 쪽으로 가주세요. * PC로 보시면 BGM이 나옵니다.  “롤로노아 조로가 널 꽤 즐겁게 만들었던 모양이구나, 로우.”  도플라밍고의 그 말은 로우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기에 충분했다. 도플라밍고는 머리가 좋은 남자였다. 정세를 읽는 능력이 우수해 권력이 바뀌는 철이 다가오면 누구보다 먼저 다음에 권력을 잡을 이를 예측해 물밑 작업을 시작하곤 했다. 그만큼 상황판단도, 눈치도 빠른 남자였다. 대화하는 상대의 작은 몸짓, 말투, 억양 같은 것만으로도 상대를 간파하고 정보를 캐내는 게 그의 능력 중 하나였다. 어릴 때부터 그런 그를 봐온지라 이젠 저를 감추는 일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도플라밍고의 말대로 즐거운 상..

onepiece/글 2014.01.01

[에이로우] 편지

20131216 포트거스여. 이곳은 혹독한 겨울섬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섬의 반은 지옥 같은 불구덩이고,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부분만 겨울일 뿐이지만. 애초에 볼일이 있던 쪽이 이곳이기에 반대편은 나와 상관없는 곳이지만 설사 볼일이 있더라도 저쪽으로는 결단코 가고 싶지 않았다. 저곳이 불지옥으로 변한 이유는 네 몸을 녹여버린 그 남자 때문이었으니. 네가 있는 곳은 따뜻할지 모르겠다. 나를 보는 눈이 너무 많아 찾아가진 못했지만 신문에서 네 무덤이 세워진 곳을 보자니 따뜻해 보이긴 하더라마는. 하긴, 설사 춥더라도 네가 있는데 추울 리가 없겠지. 너는 언제나 뜨거워서 차가운 사람마저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이었으니, 그까짓 추운 곳쯤이야. 모든 것이 다 계획대로였다. 너를 그렇게 만든 정부의 개가 되는 ..

onepiece/글 2013.12.24

[에이로우] Fix You

20130707 "추워…." 잠꼬대처럼 너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나는 팔을 둘러 너를 가득 끌어안았다. 추위를 잘 타는 너와, 불 그 자체인 나. 환상적인 궁합이 아닌가. 품에 들어온 너는 내 몸까지 떨릴 정도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너의 등에 내 팔을 두르고, 너의 다리에 내 다리를 올려 너를 완벽하게 품에 안자 천천히 너의 떨림이 잦아드는게 느껴졌다. 슬며시 너의 까만 머리 위에 손을 얹고 규칙적으로 머리를 쓰다듬자 네가 반사적으로 움츠러들더니 조금 더 내게 파고들었다. 맞닿아오는 살이 조금 찬듯 했다. 나는 살짝 고개를 숙여 너의 가슴 정 가운데, 스마일 마크가 그려진 곳에 키스했다. 그리고 양 옆으로 그려진 하트무늬. 생각해보면 너에게 하트라는 무늬는 참 어울리지 않는 무늬였다. 까칠한 성격..

onepiece/글 2013.12.24

[에이로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20130630 눈 앞이 흐릿해져 앞이 제대로 보이질 않는 게 슬슬 한계가 오려나 생각했다. 사실 별로 살고자 하는 이유도 없었다. 너 없이 도플라밍고를 버텨내는 삶은 아무리 다잡고 다잡아도 버티기 힘들기만 했다. 정상전쟁에서 그렇게 필사적으로 살아 나온건 그저 네 부탁 때문이었다. 동생을 잘 부탁한다는 너의 말만 아니었다면 널 그렇게 만든 아카이누에게 달려들어 개죽음을 자처했을 것이다. 하지만 너의 말이었기에. 너와 한 마지막 약속이었기에. 나는 필사적으로 살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어지러운 몸을 간신히 가눠가며 다시 검을 휘둘렀다. 꽤 많이 베여져 나간 듯 싶었지만 그 만큼의 머릿수가 다시 충당되어 처들어왔다. 사실 지금의 상태로는 이 검을 휘두르기도 벅찼다. 아마 곧 룸을 유지할 정신도 남아..

onepiece/글 2013.12.24

[에이로우] 꿈

20130623 눈부셔. 손을 들어 햇빛을 가려봐도 손가락 사이사이로 부서지는 햇빛이 눈에 들어온다. 눈이 부셔서 눈물이 나오려 든다. 손가락을 붙였다 벌렸다를 반복해 본다. 햇빛이 얼굴 위로 쏟아졌다, 감춰졌다, 쏟아졌다. 손을 내렸다.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아도 느껴지는 눈부심도 잠시, 감은 눈의 시야가 어두워진다. 눈을 떴다. 아… 넌. 햇빛보다 더 눈부신 얼굴이 거기 있었다. 아래로 흐트러지는 검은 머리칼에, 자잘한 주근깨, 눈이 안 보여라 웃고 있는… 너. 오랜만이야. 소리를 내려 했는데 소리가 나지 않아 입을 벙긋거리기만 했다. 네 얼굴이 가까워져, 혼자서 벙긋거리고 있는 내 입술 위에 네가 내려앉는다. 뭐가 오랜만이야, 어제도 봤는데. 키득거리는 너의 웃음이 내 입술을 간질이고 나는 머리가 ..

onepiece/글 2013.12.24

도플로우 에이로우 키드로우로 의식의 흐름 썰

20130622 1. 로우가 도피한테 집착하면 좋겠다. 섹스할 때마다 사랑하냐고 집요하게 물어보는 약한 집착부터 시작해서 도피가 성을 오래 비울 때면 도청용 전보벌레를 숨겨서 도피에게 딸려보내는 집착까지. 물론 도피는 다 알고도 그런 집착하는게 귀여워서 모른척 해주고, 로우도 도피가 모른척 해준다는걸 다 알거야. 한 번은 일부러 도피가 도청 전보벌레에 로우한테 메세지 남기듯 해도 좋겠다. 로우는 그거 들으면서 얼굴이 좀 달아오르는데 그래도 좋겠지? 섹스할 때 사랑하냐고 물어보는 로우 괴롭히고 싶어서 일부러 대답 질질 끌 것도 같다. 절정에 거의 다다랐을때 로우가 울 지경이 되면 그제서야 애 쓰담쓰담 해주고 달래주면서 사랑한다고 해주겠지... 는 캐붕. 그치만 외강내유 로우가 참 좋다. 2. 에이로우는 힐..

onepiece/썰 2013.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