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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로우] Fix You

팥_ 2013. 12. 24. 00:28

20130707


  "추워…."


  잠꼬대처럼 너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나는 팔을 둘러 너를 가득 끌어안았다. 추위를 잘 타는 너와, 불 그 자체인 나. 환상적인 궁합이 아닌가. 품에 들어온 너는 내 몸까지 떨릴 정도로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너의 등에 내 팔을 두르고, 너의 다리에 내 다리를 올려 너를 완벽하게 품에 안자 천천히 너의 떨림이 잦아드는게 느껴졌다. 슬며시 너의 까만 머리 위에 손을 얹고 규칙적으로 머리를 쓰다듬자 네가 반사적으로 움츠러들더니 조금 더 내게 파고들었다. 맞닿아오는 살이 조금 찬듯 했다. 나는 살짝 고개를 숙여 너의 가슴 정 가운데, 스마일 마크가 그려진 곳에 키스했다. 그리고 양 옆으로 그려진 하트무늬. 생각해보면 너에게 하트라는 무늬는 참 어울리지 않는 무늬였다. 까칠한 성격으로 소문난 네가 하트라니. 참 아이러니한 조합이었다. 그러나 네 몸에 그려진 하트는 너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나는 하트모양의 타투 위에 내 손가락을 얹고 천천히 선을 따라 덧그렸다. 두 손가락으로 덧그린 하트의 만남은 스마일. 나는 그 스마일 마크 위에 손가락으로 사선 하나를 그어냈다. 도플라밍고. 


  너의 몸은 예쁘고 관능적이지만 슬프기도 하다. 잘 잡혀진 복근과, 상반신 전체를 가로지르는 타투 사이로 자잘하게 잡힌 흉터들과 상처들이 참 슬프다. 최근에 생겼는지 아직 덜 아문 상처부터, 아주 오래 전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흉터까지. 어제 생긴 상처일까. 피가 덜 빠졌는지 붉디 붉은 상처에 나는 가벼이 키스했다. 언제쯤 너는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누가 봐도 너는 영롱한 존재다. 영롱한 존재임을 왜 너만이 모르는가. 그자가 너를 너 자신의 감옥 안에 깊이 가둬두기 위해 던져대는 비열한 말짓거리들을 어째서 너처럼 영리한 사내가 그대로 받아들이는지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하고, 빠르게 계산하는 네가 왜. 도플라밍고 앞에서는 저 바닥으로 내려앉고 마는지. 네가 말했던 암흑과도 같은 과거가 관련이 있을까. 너와 그의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너는 왜 그 빼어난 실력을 가지고서도 그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걸까. 


  트라우마. 너의 과거는 아무 것도 모르지만, 트라우마라고 결론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너는 그에게 트라우마가 있고, 그는 너의 트라우마를 이용하겠지. 나는 팔을 내려 너의 손을 잡았다. 손가락에 새겨진 레터링들을 하나하나 쓰다듬다가 천천히 두 손바닥이 완벽하게 맞닿도록 깍지를 꼈다. 이렇게 내가 너의 손을 잡으면 너도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데. 너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왜. 내 손을 잡으면 그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너 스스로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두려운걸까 너는. 그가 없는 삶이 두려운걸까.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놓고도 두려운건가. 그는 무엇이고 나는 무엇일까 너에게.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믿어. 그에게서 벗어나게 해줄테니. 그의 실오라기 따위 불로 태워버릴테니, 너는 걱정말고 내 손을 잡아. 한 발자국만 나와서 더 넓은 세계에 더 넓은 너의 룸을 펼치길.


  사실 그가 너에게 하트를 선사하고, 나에게 스페이드를 선사한 것은 너무나도 간단한 이유였다. 하트, 사랑. 스페이드, 죽음 그리고 파멸. 그는 너에게 사랑을 선사하고 나에게 죽음을 선사한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어차피 죽을 것이라면, 너를 이 세계로 끌어내고 죽겠다. 









뭐지 난 추워하는 로우 안아주는 체온 높은 에이스가 보고싶었을 뿐인데... 그리고 알콩달콩하게 노는 애들이 보고싶었을 뿐인데... 역시 에이로우로 알콩달콩은 아직 나에게 무리였다. 그래서 결국 에이스가 죽은 이유가 도플라밍고였다는게 이 조각글의 끝. 그리고 로우는 에이스의 죽음이 도플라밍고 때문이었다는걸 알고 복수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데... 바로 그게 펑크해저드. 에이스에게 죽음을 선사한 이유는 에이스랑 로우가 그렇고 그런 사이여서. 도피 질투킹...☆ 근데 왜 에이로우 최신순 검색 하면 내 블로그만 나오는걸까 에이로우의 멋짐을 모르는 여러분이 불쌍해.....흡....에이로우 믿으세요. 

근데 정말 알콩달콩 에이로우 찌려다가 이게 웬 삼천포...

제목은 콜드플레이 fix you 들으면서 써서. 널 고쳐줄게, 널 치료해줄게. 라는 제목이 딱 에이스 심정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