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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신지]

팥_ 2017. 12. 16. 00:17


  “잠, 깐만, 에미야……!”

  허겁지겁 신지의 궁도복을 벗겨내던 시로는 제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행동을 뚝 멈췄다. 왜 그러냐는 듯 금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빤히 저를 쳐다보는 행동에 신지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하지 말까?”

  그 말에 신지는 인상을 찌푸리며 손을 뻗어 시로의 멱살을 잡았다. 뭐야, 왜 그래?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말투에 신지는 입술을 잘근거리며 붙잡은 멱살을 얼굴 쪽으로 확 끌어왔다. 갑작스레 신지의 얼굴을 코앞에서 마주하게 된 시로는 당황스러운 얼굴로 눈을 연신 끔뻑였다. 

  “계속 해, 에미야.”

  고개를 들어 시로의 귓가에 속삭인 신지가 자연스레 목에 팔을 두르며 입을 맞춰왔다. 잠시 머뭇거리던 시로도 금세 신지의 행동에 따라 혀를 섞으며 가슴팍을 더듬었다. 서툴고 급박한 손길에 정갈하던 궁도복이 금세 흐트러졌다. 후으, 읏, 에미야…… 신지는 달뜬 숨을 내쉬며 시로의 목에 힘껏 매달렸다. 시로는 곱슬거리는 신지의 머리카락을 헤집으며 고개를 아래로 가져갔다. 

  “자국, 남기지, 마, 바보야……”

  시로가 집요하게 가슴 부근을 물고 핥자 신지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시로의 머리를 밀어냈다. 이번에는 시로도 쉽게 입술을 떼어내지 않았다. 이미 분위기를 타서 잔뜩 흥분한 탓인지, 혹은 신지의 말을 올바르게 듣는 법을 깨우친 것인지, 둘 중에 어느 것이 진실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떤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가 된 건 분명했다. 신지가 밀어내건 말건 끈질기게 가슴을 애무하자 시로의 머리를 밀어내는 힘이 점점 약해져갔다. 에, 미야, 좀…… 

  “왜 그래, 신지?”

  “물어보, 지, 말고……”

  빨리…… 신지는 헐떡이며 급하게 시로의 입술을 찾아들었다. 시로 역시 익숙하게 그런 신지를 받아주며 아래로 손을 가져갔다. 허리를 동여맨 두툼한 끈을 푸르자 순식간에 허리가 헐거워졌다. 억죄던 느낌이 사라지자 신지는 본능적으로 몸을 뒤틀었다. 시로는 그런 신지의 몸짓에 바지 안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 살집이 붙지 않은 허벅지는 말랑하지도, 단단하지도 않았다. 굳이 고르자면 딱딱했다. 시로는 딱딱한 허벅지를 느리게 주무르다 제 어깨를 때리는 손길에 황급히 입술을 떼었다. 잔뜩 붉어진 얼굴의 신지가 콜록대며 눈을 치켜떴다.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다, 에미야.”

  “겨우 그 정도로?”

  부러 능글맞게 구는 것도 아니다. 시로는 진심으로 하는 말이었다. 그게 짜증이 나 신지는 콱 인상을 쓰고 시로를 노려보았다. 계속 해도 돼? 시로는 신지의 눈치를 보며 슬슬 허벅지의 손을 움직였다. 신지는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렸다. 

  “후으……”

  허벅지 깊은 안쪽까지 파고든 손이 살살 쓰다듬기 시작하자 신지의 입에서 낮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시로는 고개를 들어 풀어헤쳐진 궁도복 사이로 드러난 신지의 가슴께에 입을 맞추며 속옷 위를 쓰다듬었다. 살짝 부푼 성기의 윤곽이 확연하게 드러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