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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지아카 쿠로아카로 패배 관련한 썰

팥_ 2013. 12. 24. 00:31

20130918


1. 패배가 뭔지 아카시에게 알려주고 싶다... 음마력이 풀게이지인 시점이라면 당연히 깔아뭉개서 알려주겠지만 요즘의 나는 퓨어력이 한가득인 상태니까 보류해야지. 아무튼 그래서 쿠로코한테 어느날 아카시가 물어봤으면 좋겠다. 햇살 내리쬐는 봄날 교정 벤치에 쿠로코가 앉아있고 아카시는 쿠로코 무릎베개하고 누운채로. 햇빛 눈부시다고 아카시는 얼굴에 쿠로코 마이 덮고 자고있고 쿠로코는 책읽고 있고. 그리고 자고있던 아카시가 입을 열겠지. 패배라는건 뭘까. 옛날같았으면 잘난척 하는건가 싶겠지만 이젠 아카시를 알대로 아니까 저게 진심이란걸 알아. 쿠로코는 읽던 책을 옆에 살짝 내려놓고 말하겠지. 갑자기 그건 왜요? 여전히 아카시는 마이를 얼굴에 덮은 채로 대답해. 너라면 잘 알 거 같아서. 이 사람이 정말... ㅍ_ㅍ 싶지만 쿠로코는 열심히 어떤 말을 해줄까 생각하고 생각하다가 대답해주겠지. 패배는 다음을 위한 도약 같은 거에요. 그 패배를 통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마침내 승리하게 돼죠. 그런 거에요. 정당한 이유가 있는 패배라면, 노력으로 가득찬 패배라면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거에요. 왜냐하면 그런 이유를 가지고 진 사람이라면 다음엔 반드시 이길 걸 아니까. 쿠로코의 말이 끝나고도 아카시는 반응이 없었어. 아마 아카시도 마음이 심란하겠지. 쿠로코는 아무도 뭐라 하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아카시의 아버지는 그렇지 않았으니까. 아카시가 아무 말도 없자 괜히 불안해진 쿠로코가 '아카시군?' 하고 부르면 아카시가 벌떡 일어나서는 얼굴에 덮고 있던 쿠로코 마이 벤치에 던져버리고 가버릴 거 같다. 그리고 그 뒤를 쿠로코가 마이랑 책들고 쫄쫄 따라가겠지. 아 찌통... 아카시...

 

2. 애들 막 입부했을 때, 스타팅 멤버로는 일학년에는 아카시만 있었던 경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다른 키세키들은 벤치. 근데 이번 상대가 좀 강한 상대였던거야. 전반까지 비등비등하게 경기 진행되다가 3Q에 역전당하고. 테이코가 이럴 수 있나 싶지만 썰이니까 이래도 되겠지... 아무튼 흐름도 완전 상대팀으로 가버렸고, 설상가상 아카시가 패배하고 말거라는 충격에 사로잡혀서 더 안풀리는 거지. 결국 3Q는 완전 엉망으로 끝남. 팀의 가장 문제는 아카시였어. 다른 선수들은 니지무라의 말 몇 마디로 기합을 되찾았지만 아카시는 거의 패닉상태였거든. 다들 처음보는 아카시의 모습에 벤치마저 침묵이었지. 결국 니지무라는 락커룸까지 아카시를 데리고 들어갈거야. 일단 진정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고개를 푹 숙이고 바들바들 떠는 아카시를 보며 니지무라가 아카시의 어깨를 붙잡고 허리를 숙여서 아카시의 눈높이에 제 눈높이를 맞춰. 세이쥬로. 니지무라가 부르는 제 이름에 아카시가 조금 고개를 드는데 보이는 눈동자에 눈물이 약간 고여있어서 니지무라가 당황하면 좋겠다. 물론 아카시는 자기가 우 는 줄도 모르겠지. 슬퍼서 나는 눈물이 아니라 두려움과 공황상태에서 나오는 눈물이었으니까. 그리고 아카시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해.

 

3. 니지무라씨... 나는 지면 그대로 죽을 거에요. 공포에 찬 눈을 하고서 말하는 아카시의 극단적인 말에 니지무라는 어쩔줄을 몰라하며 달래주려고 할거야. 야, 야, 지긴 누가 진다고 그래! 하지만 이미 아카시에겐 들리지도 않겠지. 패배라는 건 상상도 해본 적 없어요, 나는 죽을 거에요... 왜냐하면 난... 나는... 패배한다는 거 용납 받지 못하니까. 있을 수 없는 일이라서... 아버지한테 용서 받지 못할거고... 아카시 답지않게 횡설수설 하는 말 속에서 들려온 건 '아버지'라는 단어였겠지. 아카시가 부잣집 도련님이라는건 다들 알지만 정작 아카시 본인은 한 번도 가족에 대한 얘기를 한 적 없었어. 아카시는 자기 혼자 말을 해대다가 점점 더 패닉 상태에 빠져들어서 계속 '아버지'를 입밖으로 꺼내겠지. 당연히 니지무라도 대충 짐작할 수 있을거야. 평소 아카시에게서 느껴졌던 그 중압감, 모든 것이 완벽한 이유. 그 '아버지'와 관련있다고 짐작하겠지. 정말 완벽해보이던 아카시에게 이런 사연이 있었다니 싶어서 니지무라는 잠시 멍하다가도 아카시가 점점 더 바들바들 떨자 그제서야 현실감각을 되찾고 다급히 아카시를 붙잡고 눈을 맞추겠지. 정신차려 아카시!

 

4. 정신차려 정말로. 너만 지금 정신차리면 안 져 우리. 절대로 안 진다. 그리고... 절대 지지 않겠지만, 사실 패배는 그렇게 두려워할 만한 일은 아니야. 너는 늘 완벽하게 살았기에 패배를 모르니까, 몰라서 두려운 거야. 알면 정말 별 거 아니거든. 그렇다고 한 번 패배를 알게 돼서 더 쉽게 패배하느냐, 그것도 아니고. 오히려 한 번 패배하게 되면 다시는 패배하지 않겠다고 더 불타오르게 되는 걸. 네가 지금 느끼는 그 승리에 대한 압박, 그것보다도 훨씬 강한 압박과 함께 짜릿한 동기를 주는게 패배야. 지금 너에겐 그저 막중한 압박만이 있다면 패배 후엔 오히려 후련함과, 그것을 이겨냈을 때에 주는 어마어마한 성취감이 있지. 흠흠, 그렇다고 지금 패배하라는 건 아니지만. 어찌됐건 우린 이긴다. 하지만 승리에 대해 너무 압박 갖지는 말라는 말이야. 왜냐하면, 어차피 이길 거니까. 어차피 이길 건데 뭐하러 있지도 않을 패배에 대해서 불안해 하는거야 아카시? 네가 있는 한 테이코는 질 수가 없어. 너를 좀 더 믿어봐. 그리고, 우리를 좀 더 믿어봐.

 

5. 니지무라의 말에 아카시의 떨림이 천천히 잦아들었으면 좋겠다. 니지무라는 자기가 아카시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 긴가민가해서 안달복달하고 있었는데 아카시가 점점 진정하는 걸 보면서 몰래 한숨 좀 쉬었을듯. 아카시는 다시 한 번 고개를 푹 숙이고 손을 들어 꾹꾹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내겠지. 그리고 고개를 들어서 니지무라를 한 번 쳐다봐. 니지무라는 마주한 아카시의 시선에 단박에 아카시가 다시 본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걸 깨닫고 안도해. ...니지무라씨. 아카시의 말에 니지무라는 결연한 눈빛으로 아카시를 쳐다보고 고개를 끄덕여. 나는 절대 지지 않습니다. ...그건 우리도 절대 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아카시의 말에 니지무라는 씨익 웃고 아카시 머리 헝클이겠지. 당연하지, 아카시. 하고는 힘껏 아카시를 끌어안고 토닥토닥 해주고 놓을 거야. 자자, 어서 가자. 4Q가 곧이야. 하고 니지무라가 먼저 앞장서서 나가려는데 아카시가 뒤에서 작게 불렀으면 좋겠다. 저... 니지무라씨. 

 

6. 아카시의 목소리에 니지무라가 뒤를 돌아봐. 설마 또 패닉 상태...? 하고 긴장하고 돌아봤지만 다행히 아카시는 멀쩡해보였어. 아카시는 머뭇거리는듯 말을 고르고 니지무라의 시선을 피하더니 겨우 눈을 맞추고 입을 열어. ...세이쥬로라고 불러주시겠습니까? 그 말에 니지무라는 잠시 벙쪘다가 금세 개구진 웃음을 지어보이겠지. 난 또 뭐라고... 아카시의 앞으로 걸어간 니지무라가 무릎을 조금 낮춰 아카시의 눈을 바라보고 아카시의 머리를 또 헝클일거야. 후배님,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답니다. 자기는 딱딱하게 '니지무라 씨' 하고 있으면서 무슨. 이러고 장난처럼 투덜거리겠지. 아카시는 니지무라의 말에 자기가 정말 잘못했나, 자기가 부르던 호칭이 정말 마음에 안들었나 싶어서 당황할거야. 니지무라는 그런 아카시를 보면서 처음으로 아카시가 제 나이처럼 느껴져 귀엽다고 생각하겠지. 그렇게 어려운 거 부탁한 것도 아닌데. 그냥 '슈조 선배'라고 해봐, 아카시. 아카시는 조금 머뭇거리더니 결국 다른 곳으로 눈동자를 돌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해. 슈... 조 선배. 니지무라는 환하게 웃으면서 아카시의 볼을 살짝 잡아당기고 기다렸다는 듯 대답해줘. 이제 이기러 가자, 세이쥬로.

 

 

 

 

 

 

 

아카시는 그 후 홍선배에게 폴인럽하게 되는데...! 니지무라 센빠이 진짜 멋있는데 왜 때문에 분량이 없어요? 네? 홍적 진짜 좋다... 사실 오늘의 썰에서 흑적은 에피타이저였던 것이다. 홍적을 풀기 위한 손풀기였다...! 아무튼 아카시 상처들을 홍선배라면 정말 다 보듬어줄 수 있을 거 같다. 특유의 성격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슥슥 말하면서 다 보듬어 줄 수 있을 거 같아서 아카시 힐링캐로 홍선배 꼬옥 붙여놓고 싶어짐. 그러니 니지무라 센빠이는 다시 한 번 나와서 아카시를 백화시켜주는 것이 옳다... 정말 만약에 아주 만약에 홍선배 재등장해서 아카시 힐링해주는 컷 한 컷이라도 있으면 108배라도 할 수 있을듯. 힐링은 무슨 사실 홍선배 재등장만 해도 울면서 절함. 홍적 파세요 홍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