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같은 거예요.” 시라부는 종종 그렇게 말하곤 했었다. “시간이 지나면 낫잖아요.” “…얼마나 걸릴 지도 모르잖아.” “그래도 언젠간 나아요.” 시라부는 늘 단호하게 대답했다. 나는 시라부의 가치관을 존중했지만 언제나 한 곳만을 바라보는 그가 안쓰러워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내가 감히 시라부에게 무어라 말할 수는 없었다. 그 아이가 품은 감정은 내가 가벼이 입에 올릴 것이 아니었다. 시라부가 팀원들 중에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누구냐 묻는다면 나는 아마도 ‘나’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경기에 관한 대화라면 단연 와카토시겠지만, 시라부가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은 오로지 나뿐이었다. 언제나 벽을 하나 두르고 생활하는 것처럼 보이던 시라부는 이상하게도 내게는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