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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게]

팥_ 2014. 7. 2. 20:33

20140627



7권 네타 주의

 

 

 

 

 

 

 

 

 

 

  나는 녀석이 끔찍하게도 싫었다.

 

  오로지 단 하나 만을 품고 있는 눈동자, 끈질기게 나를 쫓는 시선, 쉬지 않고 공을 만지는 손길. 그 모든 것이 싫었다. 

  

  처음 입부한 녀석을 본 날 나는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저건 천재구나. 공을 다루는 손길조차가 달랐다. 내가 몇 년에 걸쳐 익혀온 그 손짓과 느낌을 저 녀석은 날 때부터 지니고 태어난 것이다. 이 얼마나 억울하고 짜증나는 일인가. 짜증이 났다. 일부러 평소보다 더 세게 서브를 내리꽂았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가볍게 서브로 점수를 따내고 우연히 마주친 녀석의 눈은 이미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서브 가르쳐주세요, 오이카와 선배.

 

  그로부터 내가 지겹도록 들은 말이었다. 웃기지도 않았다. 천재라는 것들은 남의 기술 따위 대충 눈으로 조금 보고 몇 번 연습 하면 금방 습득할 수 있는 종족들 아니었나? 녀석은 질리지도 않는지 계속해서 나를 쫓아다녔다. 이 서브는 천재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가 연마한 기술이었다. 죽도록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얻어냈다. 그런 서브를, 내가 너한테 왜? 

 

  녀석은 끈질겼다. 끈질기게 나를 밟고 올라섰다. 잠깐이라도 녀석에게 내 자리를 내어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더, 더, 더 많이 연습했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마음에는 불안감만이 피어올랐다. 아무리 해도 충족되는 느낌은 없었다.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었다. 불안감은 나를 좀먹어갔다. 자고로 불안감이란 존재는 약한 인간을 좋아하는 법이다. 나는 약했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감추고, 또 감추었지만 결국 나는 잡아먹혔다. 그 날 나는 녀석에게 세터 자리를 뺏겼다.

 

  서브 가르쳐주세요.

 

  나를 전부 먹어치우고 내 몸을 차지한 불안감은 녀석의 그 방아쇠와 같은 말에 결국 모든 것을 폭발시켰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내 시야에 들어온 건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녀석과, 녀석을 때리기라도 할 것처럼 힘이 들어가 곧게 뻗은 내 손과, 그걸 억지로 잡고 있는 이와이즈미였다. 웃음이 나왔다. 나는 그냥 이기고 싶었을 뿐이야. 억울했다. 분했다. 

 

  아아, 너는 나를 대체 어디까지 무너지게 할 셈일까. 카게야마 토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