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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지아카로 아카시 시력이 점점 떨어지는 썰

팥_ 2014. 1. 11. 14:30

- 트위터에서 푼 썰을 옮겨온 것으로 오타가 많습니다.




아카시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으면 좋겠다. 아무한테도 안 알렸는데 아카시가 자꾸만 발을 삐끗하는 횟수가 늘어나니까 니지무라가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너 요즘 좀 이상하다고 말하면 아카시는 애써 피곤한가보다고 얼버무리고. 근데 점점 시력 저하되는 속도가 빨라지니까 아카시도 덜컥 겁이 날듯 앞이 안 보인다는 것보다도 다신 니지무라 얼굴을 못 보게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괜히 자기 스케줄 다 뒤로 미루고 맨날 데이트 하자고 조를거 같음. 병원에선 완치는 못돼도 조금이라도 속도 늦출 수 있다고 집중 치료실 같은데 입원하라지만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풍경을 병원으로 삼고 싶진 않아서 완강히 거절할듯. 먹는 약으로만 간신히 버티고.


아무튼 홍적이 동물원 같은 데로 데이트하러 갔는데 니지무라가 아카시 벤치에 앉혀놓고 기다려봐, 하곤 혼자 훌쩍 아이스크림 같은 거 사러 가면 좋겠다 아카시는 당황스럽지만 평소처럼 잘 하면 되겠지 싶어서 가만히 있고.. 기다리는데 멀리서 잘은 안 보이지만 검은 머리에 큰 키, 옷 색도 비슷한 거 같은 남자가 걸어와서 괜히 불안한 마음에 벌떡 일어난 아카시가 그 남자한테 감. 갑자기 혼자 어디 갔던 거에요, 기껏 데이트 와서 혼자 있게 하고. 이러면서 괜히 쫑알대는데 남자가 저... 죄송한데 저 아세요? 하고 묻고 아카시는 아차, 싶겠지. 그리고 클리셰로 뒤에서 홍선배가 아카시..? 하고 양손에 아이스크림 들고 멍하니 서 있을듯. 아카시는 어쩔줄 몰라하다가 그냥 그대로 도망치려는데 홍선배가 아이스크림 그냥 내던지고 달려가서 아카시 잡을듯. 그리고 벤치에 앉혀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뭐 하나 빼놓지 말고 다 얘기하라 하겠지. 아무래도 예전부터 계속 아카시 이상했었으니까. 아카시는 패닉 와서 덜덜 떨고 있을 듯.


...시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거의 형체만 보이는 수준이고, 곧 완벽하게 실명한다더군요. 겨우 정신 차린 아카시가 최대한 침착하게 말할듯.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얘기하는 아카시 보면서 홍선배 심장이 너덜너덜해지겠지. 병원에 입원할 수도 있었지만 그냥 마지막으로 좋은 것들, 그리고 선배 얼굴들만 실컷 담고 싶었습니다. ...다른 건 괜찮습니다. 니지무라상 얼굴을 잊게 돼 버릴까봐, 그게 제일 무서워요. 하는 아카시 말에 결국 홍선배가 참지 못하고 와락 안았으면 좋겠다. 홍적 떡이 보고 싶었는데 지금 난 뭐하고 있는거지..? 아무튼 그래서 그 후로 늘 아카시 얼굴 코앞까지 얼굴 들이밀고 대화할듯. 아카시 자존심 아니까 괜찮냐 뭐 이런 말도 못하고 그저 얼굴 가까이 하고 얘기하는 게 홍선배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배려일 것 같다. 


점점 시력은 더 떨어져서 밖은 위험하다는 생각에 집에서 데이트하면 좋겠다. 자취생 니지무라라는 설정으로 니지무라 집에서. 신혼부부라도 된 것 마냥 꽁냥대면서 데이트할 거 같다. 둘중 어느 누구도 일부러 시력에 관한 얘기 안할 것 같다. 그냥 잊고 싶어서. 어느 날 새벽, 책 읽어주는 니지무라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던 아카시가 갑자기 말 꺼내면 좋겠다. 저, 완벽하게 실명되기 전에 하나 꼭 하고 싶은 게 있어요.


잔뜩 긴장한 니지무라가 조심스럽게 책 내려놓고 아카시 손 마주잡겠지. 뭔데? 아카시가 말없이 일어나서 니지무라 얼굴 빤히 쳐다보다가 더듬더듬 볼 잡고 입 맞출듯. 처음에 실수로 턱에 했다가 살짝 웃고 제대로 입술 찾아서 키스하곤 니지무라 손 잡아 끌어다가 자기 옷 안에 넣어서 가슴부터 옆구리, 허리까지 쓸어내리게 할듯. 아카시..? 하는 홍선배 목소리에 아카시가 입술떼고 주섬주섬 윗옷 벗으면 좋겠다. 야, 아카시, 뭐하는 거야?! 하는 홍선배 외침에도 불구하고 완벽히 상반신이 나신이 된 아카시가 홍선배 목에 제 팔 두르고 그대로 뒤로 누우면 좋겠다. 자연스럽게 홍선배는 위에서 아카시 내려 보는 자세가 되고. 안아주세요, 니지무라상. 눈은 울 것 같은데 입은 애써 웃고 있는 아카시가 말하고 니지무라는 멍하니 아카시 눈만 바라보고 있을듯. 조금이라도 볼 수 있을 때, 안아주세요. 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선배 얼굴을 볼 수 있을 때 안아주세요. 부탁이면서도 소원이고, 강요이기도 합니다.


니지무라가 울 것 같은 감정 꾹 참고 누워있는 아카시 입술에 키스하면 좋겠다. 이마, 눈꺼풀, 코, 입술, 볼, 턱 하나하나 느리게 키스하고 또 키스하고 턱선 따라 키스하다가 목으로 내려가서 혹여 아플까 자국은 못 남기고 삽입 전에도 엄청 신경써서 풀어주겠지 손가락 하나하나 천천히 늘려가면서 괜찮냐고 계속물어보고 아카시는 자기가 정말 많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에 벅차면서도 괜히 그러다 날 새겠어요, 선배. 하고 살풋 웃고 니지무라는 너 아플까봐 그러지 임마. 하고 머쓱하게 웃고.. 그러다 삽입하는데 아무리 자세가 불편해도 꼭 가까이서 얼굴 맞대고 있을 듯.


최대한 천천히 삽입해서 겨우 다 들어가면 당연히 홍선배는 아카시 배려해서 정상위로 하려는데 아카시가 목에 팔 두르곤 몸 일으키면 좋겠다. 앉아서 마주보고 하는 체위로.. 홍선배가 당황해서 야 임마;; 하면 뭐 문제 있냐는 듯 웃으면서 이편이 더 얼굴이 잘 보이니까요. 하고 말하는 아카시랑.. 그러면서도 아파서 홍선배 목에 두른 팔에 힘 엄청 실려 있을듯. 아프면서... 하고 인상 쓴 니지무라는 또 최대한 고통 잊었으면 해서 안 움직이고 가만히 키스만 해줄듯. 그러다 천천히 움직이면 아무래도 아프니까 입술 깨물었다가도 이름 불러주고 싶어서 간신히 입 떼고 슈조상... 하고 부르고 어깨에 얼굴 묻었다가도 시간이 아까워서 곧장 고개 들고 얼굴 쳐다보고.


키스할 때도 눈 뜨고 키스하겠지 홍선배는 정말 놓치면 부서질까 하는 심정으로 온몸으로 꼭 끌어안고 움직일 거 같다. 세이쥬로, 세이, 사랑해. 사랑해 정말. 하고 끝없이 속삭이면서. 콘돔도 없이 한거라 슬슬 빼려고 하는데 아카시가 안 놔주면 좋겠다. 너 이러면 힘들다고 홍선배가 그러는데 계속 도리도리만 할듯. 슈조상의 모든 걸 품에 담고 싶어요. 그 말에 니지무라도 한숨 푹 쉬고 아카시 머리 쓰다듬으면서 곧게 눈 마주보고선 사랑해. 네가 날 볼 수 있고 없고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앞으로 네가 보며 살아야 할 것들, 그것들 전부 내가 대신 보며 살게. 추잡하고 더러운 것들은 나만 전부 보고 너에게는 아름다운 것들만 들려줄게. 약속할게.  라고 말하는데 그게 꼭 아카시한테 하는 약속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하는 약속같은 거겠지. 울음기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필사적으로 말하면서 결국 아카시 안에 4정하고 그대로 아카시 위로 쓰러질 듯. 


둘이 꼭 끌어안고선 조근조근 속삭이듯 대화하며 애프터를 보냈으면 좋겠다. 고마워요. 부탁 들어줘서. 평생 잊지 못하겠죠. 기억을 사진으로 담는 기술이 개발되면 좋으련만. 하면서 니지무라 품에 파고들어 올려다보면서 말하는 아카시랑 그런 아카시 머리 쓰다듬으면서 쉴 새 없이 이마에 뽀뽀하는 니지무라랑... 사진으로 개발돼도 넌 못 보잖아, 하는 말은 굳이 하지 않고. 하지만 그 전에 아카시가 먼저 말하겠지. 제가 못 봐도 니지무라상이 저 대신 보며 기억해줄 수 있을 테니까요.


아무튼 그래서 결국 나중에 아카시 정말 실명되고 아버지는 시골에 있는 요양원으로 보내려고 하는데 아카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한테 극강한 거절의 의사를 표할듯. 제 눈이 되어주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있어요, 아버지. 저는 그 사람을 믿어요. 그 사람도 저를 믿을 거에요. 그러니까, 한 번만. 한 번만 제 뜻대로 하게 해주세요. 하는 아카시 목소리가 나긋나긋 하면서도 어쩐지 필사적이어서 결국 아버지도 승낙할듯. 아카시 시력이 최저로 떨어지고 나서는 홍선배랑도 못 만나고 최후의 병원치료에만 집중했을 것 같다. 한 세 달정 도 연락이 끊겼을듯. 홍선배는 이제나 저제나 아카시 소식 기다리면서 혹시 아카시가 저 없을 때 올까봐 꼭 필요한 일 아니면 집밖에 제대로 나가지도 못하고 살고 있고. 그러다 어느 날 초인종 누르는 소리가 나서 홍선배 우당탕탕 뛰어나갈 거 같다. 누군지 확인도 안 해보고 문 열겠지. 


그리고 거기엔 세 달 전보다 조금 수척해지고, 앞머리도 중학교 시절처럼 길어진 아카시가 환하게 웃으면서 서있을 거 같다. 다녀왔습니다, 니지무라상. 하는 아카시 목소리에 결국 참았던 감정이 폭발해서 아카시 와락 끌어안는 니지무라랑 그런 니지무라 품에서 가만히 서서 니지무라 등 쓰다듬는 아카시면 좋겠다. 하고픈 말은 많지만 둘 다 차마 입을 열지 못하고 니지무라는 힘겹게 터지는 눈물을 참고 있다가 겨우 웃으면서 한 마디 했으면 좋겠다. 잘 다녀왔어, 아카시.








분명 필사적으로 떡치는 애절한 홍적이 보고 싶다로 시작한 썰이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네... 딱히 야한 걸 써야지! 하고 쓴 건 아니라서 비밀글 안 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