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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지아카로 애틋한 짧은 썰

팥_ 2013. 12. 24. 00:35

20131021


니지무라의 방, 니지무라의 냄새가 가득 배인 니지무라의 침대 위에서 격렬하고도 다정한 섹스 후에 둘이 마주보고 안고 있었으면 좋겠다. 둘다 속옷만 입고서 한 이불을 덮고 아카시는 니지무라의 품 안에 안긴 채로, 니지무라는 아카시의 맨 등을 도닥도닥 두드리면서. 두 팔을 뻗어서 니지무라의 허리를 끌어안고 명치께에 고개를 묻고 있으면 살냄새가 가득 풍겨지겠지. 아카시의 색색거리는 숨에 니지무라가 키득키득 웃으면서 임마, 간지럽잖아. 하고 아카시 머리를 쓰다듬으면 아카시는 말없이 더 꼬옥 끌어안을 것 같다.


일반적인 아버지는, 이런 느낌일까요.


고개도 들지 않고 웅얼거린 소리는 저런 내용이었으면 좋겠다. 그 말에 아카시 머리를 쓰다듬는 니지무라의 손길이 멈칫하겠지. 둘 사이엔 침묵이 가득하고, 어떤 말을 해야할지 머뭇거리던 니지무라는 괜히 장난처럼 말을 트겠지.


야, 내가 니 아빠냐?


하고는 웃으면서 아카시의 머리를 마구 헤집을거야. 아카시는 피식하고 짧게 웃고는 니지무라의 품에 얼굴을 부비적거리겠지. 니지무라는 헤집던 머리를 다시 정리해주려고 쓰담쓰담하는데 잡생각이 많아질 거 같다. 일반적인 아버지라는 표현부터, 씁쓸한듯한 목소리까지. 아버지에게서 전혀 애정을 받지 못했다는 게 티가 나는 말이었겠지. 따뜻하네요, 니지무라상의 품은. 건조하게 말하지만 하나도 건조하지 않을 거 같다. 가만히 아카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니지무라도 아카시에게 한 마디 해주면 좋겠다.


아버지건 뭐건, 세상에 따뜻하게 해줄 사람 딱 하나만 있으면 충분한거다.


그러고 아카시 이마에 가볍게 키스해주고 꼭 끌어안았으면. 아카시는 니지무라의 말에 뭔가 뜨거운 것이 왈칵 솟구치는 기분이 들었겠지만 간신히 내색하지 않고 팔을 뻗어 니지무라의 목에 두르고 고개를 들어 살짝 입맞추면 좋겠다. 그리고 둘이 그렇게 끌어안고, 따뜻하게 푹 잤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