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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지아카로 무너지는 홍선배를 아카시가 받쳐주는 썰

팥_ 2013. 12. 24. 00:34

20131007


보통 홍적하면 홍선배가 아카시 받쳐주고 아카시가 홍선배한테 기대는게 보통인데 그 반대여도 좋을 것 같다. 여기서 니지무라는 외동에 편부가정이라는 설정.


원작 니지무라는 아버지>농구였지만 만약 니지무라가 농구>아버지였으면 어땠을까. 그렇다고 무심하게 아버지 버리는게 아니라 아버지를 정말 사랑하고 또 사랑하지만 농구에 조금 더 욕심내는 정도로. 아버지 때문에 주장직 넘길까 말까 고민하는데 아카시가 홍선배 설득하면 좋겠다. 이제 애들 능력이 꽃피면서 상당히 불안한 시점인데 니지무라상이 주장 그만두면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펼쳐질지도 모른다고. 자기 역량으로는 컨트롤할 수 없을거라고. 홍선배는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결국 눈 딱 감고 주장직 안 넘겼으면 좋겠다. 1년 정도만 더 버티면 되는 건데 설마 뭔일 있겠냐 싶기도 하고 농구에 대한 욕심으로 자기가 졸업할 때까지 마무리 짓고 싶어서. 그래서 키세키들 개화루트 이런거 없이 그냥 홍캡틴과 함께 전중에 나가게 되고 승승장구 하겠지. 그리고 결승전날, 니지무라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다. 그 사실을 아는건 감독, 코치, 아카시뿐이고 감독과 코치가 이 사실은 경기 끝날때까지 숨기자고 할 것 같다. 아카시는 말도 안된다고, 니지무라상이 얼마나 아버지를 위하는지 알면서 그 사실을 감추냐고 항의하지만 감독과 코치는 절래절래하겠지. 지금 이 소식을 안다고 니지무라가 상황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이 소식을 듣고 그냥 떠나든, 떠나지 않고 시합을 하든 우리 경기에 큰 영향을 줄 건 마찬가지라고. 그럴바엔 그냥 모르는 상태로 경기하는게 나을거라고. 아카시는 이건 인륜적으로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니지무라와 함께 경기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어. 그리고 이 마지막 경기를 그 어느 때보다 최고의 경기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들지. 다른 사람들은 다 몰라도 내가 니지무라상에게 이러면 안되는건데, 안되는건데 싶으면서도 결국 그 욕심에 굴복했으면 좋겠다.


결국 테이코는 니지무라를 필두로 그 어느 경기보다 완벽하게 경기하며 우승해. 니지무라가 환하게 웃으면서 아카시를 끌어안으면 아카시는 차마 환하게 웃지 못하겠지.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감독에게 전화가 올거야. 니지무라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니지무라와 아카시는 그 소식에 돌처럼 굳어버리겠지. 


장례식동안 아카시는 내내 니지무라 곁에 있었을거야. 니지무라에게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걸 알고도 말하지 않은 자신에 대한 혐오스러움과, 죄책감 등과 함께 이대로라면 니지무라가 자기 곁에서 순식간에 사라질 것만 같다는 불안감 때문에. 장례식 내내 니지무라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겠지. 겉보기엔 멀쩡해보였지만 항상 생기있던 눈동자엔 영혼이 없었고, 표정에도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을거야. 울지도, 웃지도 않았겠지. 거기에 니지무라의 주변엔 아무도 없어. 어머니도, 형제도, 친척도. 오로지 니지무라와 조문객들뿐이었지. 그래서 아카시는 내내 단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니지무라의 곁에 있어줘. 그렇게 불안감 속에서 장례식이 끝이나. 니지무라는 평소와 같은 얼굴로 부활에 참석해 은퇴식을 열고 마지막 부활동을 했지. 부활동이 끝나고 니지무라는 마지막이니까 자기가 다 하나하나 정리하고 가고싶다고 사람들을 보내. 아카시가 다가와서 '저... 니지무라상.' 하고 뭔가 입을 열지만 니지무라는 에둘러 애를 보내겠지. 그냥 좀 혼자 정리하면서 지난 3년간 있던 추억들도 정리하고 싶다고. 아카시는 불안하지만 알겠다고 하고 체육관을 나가. 그리고 체육관 밖을 서성이면서 니지무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겠지. 근데 감이 쎄한거야. 항상 아카시의 직감은 들어맞으니까 아카시는 곧장 체육관 안으로 처들어가.


체육관 문을 박차고 들어갔을 땐 한쪽 구석에서 니지무라가 공중에서 버둥거리고 있었어. 아카시는 순식간에 머릿속에 무언가가 나가버리는 기분을 느꼈지. 니지무라상!!! 하고 소리지르며 달려가서 니지무라를 내리고, 목을 감고있는 넥타이를 서둘러 벗겨냈어. 니지무라는 목에 벌건 자국을 달고 눈물이 맺힌 눈으로 연신 켁켁거리고 있었지. 아카시는 그동안 억눌러왔던 무언가가 폭발하는 것 같았어. 곧 아카시는 힘없이 누워 기침하고 있는 니지무라의 위로 엎드리듯 니지무라를 끌어안고 엉엉 오열하기 시작해. 미안해요, 미안해요, 니지무라상. 내가 더 신경 쓸게, 언제나 당신이 나를 안아줬던 것처럼 내가 당신 안아줄게요. 내가 흔들릴 때마다 선배가 나 잡아줬잖아, 나도 그거 보답할 수 있게 해줘요 제발, 제발... 흔들리지 않게 해줄게, 그럴 수 있게 기회라도 줘요... 사랑한단 말이야... 아카시가 니지무라의 위에서 오열하자 눈물들이 뚝뚝 타고 흘러 니지무라의 멍한 얼굴로 떨어지겠지. 니지무라는 멍한 얼굴로 자기 얼굴에 떨어지는 물방울들을 가만히 느껴. 그리고 천천히 손을 들어 우는 아카시 얼굴을 감싸겠지. 아카시는 엉엉 울면서 한 손으로 자기 얼굴에 얹혀진 니지무라의 손을 꼭 잡아. 제발, 제발, 잡아줄 수 있게 해줘요. 니지무라상 떠나보내는 거 상상도 하기 싫단말이야... 니지무라는 멍한 얼굴에 조금 표정을 띄워. 웃는지 우는지 모를 그런 이상한 표정. 아카시. 니지무라의 조금 쉰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아카시는 천천히 울음을 그치고 니지무라의 얼굴을 봐.


나 좀 잡아주라. 그 말을 하는 니지무라의 입가엔 모호한 미소가 걸리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려. 아카시는 울음을 삼키고 와락 엎드려서 니지무라를 끌어안아. 니지무라는 살짝 눈을 감고 아카시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생각할거야. 사실 목을 매기 전에 생각했어. 네가 와서 날 살려줄거라고. 근데 조금 무섭더라. 니가 영영 저 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을까봐, 널 못보고 이렇게 죽을까봐. 잡아줘서 고마워, 아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