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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지아카/홍적] 시작과 끝

팥_ 2013. 12. 24. 00:32

20130921


  시작은 동경이었다. 존경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다. 농구 실력부터, 주장으로서의 능력까지. 평소에는 가볍고 편안한사람 같으면서도 플레이어로서의 그는 누구보다도 강한 사람이었다. 그가 처음 나를 부주장으로 추천했을 때 얼마나 기뻤던가. 나는 살면서 늘 아버지에게 인정받기만을 원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아버지 이외의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길 원했고 그게 바로 그였다. 그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아버지의 경우와는 또 달랐다. 아버지에겐 오기 때문에, 타의로 인해 원했던 인정이라면 그에게는 오로지 자의로 인해 원하고 있었다. 


  처음이었다. 누군가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으면, 하고 생각한 것은. 그건 정말이지 문득 스치고 지나간 찰나의 생각이었다. 사실 상냥함보다는 무뚝뚝한 쪽에 가까운 그였기에 더 그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강렬한 슛을 성공시키고 돌아온 하이자키에게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하냐며 윽박지르다가도 곧 하이자키의 머리에 올려진 그의 손에 세상이 멈추는 것 같았다. 그가 하이자키를 인정했다. 이 생각만이 머리에 들어찼다. 그리고는, 나도 쓰다듬어주었으면 했다. 


  얼마 후, 나는 평소의 나와는 거리가 먼 플레이를 하고 들어왔다. 물론 성공적이었지만 확실히 다들 놀랐는지 벤치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코트까지 들릴 지경이었다. 그리고 쉬는시간에 맞이한 그의 얼굴엔 조금 인상이 어려있었다. 아카시, 오늘 무슨 일 있어? 걱정이었을까. 나에 대한 걱정이었을까, 아니면 나의 농구에 대한 걱정이었을까. …아니요. 그냥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나를 보며 그는 특유의 입을 삐죽거리는 표정을 짓더니 곧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너 답지는 않았지만, 꽤 좋았어. 그리고 그냥 돌아서려는 그에게 나는 대체 무슨 용기가 났던건지. 저… 주장. 내 목소리에 그가 돌아 다시 나를 보았고, 나는 그의 손을 잡아 들어 내 머리에 그대로 얹어놓았다. 그의 어리둥절한 표정에 나는 조금 고개를 숙여 그의 손에 머리를 부볐다. 그제야 그는 내 의도를 이해한 건지 소리내어 호쾌하게 웃더니 곧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잘했어, 아카시. 심장박동이 거세지는 게 힘들어서인지, 그 때문인지 헷갈림을 느끼며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끝은 사랑이구나.







데레데레한 아카시 볼 수 있는 홍적 파시죠?